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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김해시 어방동에 위치한 국술원 김해본관은 ‘알찬 도장’이다. 이곳의 수련생은 1백명이 조금 넘는다. 5백명 혹은 1천명 이상의 수련생을 자랑하는 도장의 관점에서는 국술원 김해본관은 작아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김해본관 운영방식을 보면 ‘한국 실정에 맞게 정말 도장경영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 도장을 위해서는 업무의 분담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도장의 환경은 열악하다. 지도자가 무술지도, 행정업무, 차량운행 등 도장 안팎으로 모든 일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꽤 유명한 국술의 국내 인지도는 아직은 낮은 편이다. 국내 국술 지도자들의 과감한 투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큰 성공은 아니지만 김해본관이 꾸준히 수련생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이 업무분담과 관련해 나름대로의 비결이 있기 때문이다.
공시영 김해본관 총관장(50,국술8단)은 바로“가족 때문입니다”라는 답을 내놓았다. 이는 ‘정신적으로 가족이 힘이 되어준다’는 말이 아니다. 김해본관은 국술 지도와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공시영 관장,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박문경(50) 실장, 유단자를 지도하는 공종민(25) 사범, 초급자 지도를 맡고 있는 공현지(17)양으로 구성돼 있다. 박문경 실장은 공시영 관장의 반려자이고 두 사범은 아들과 딸이다. 온 가족이 손발을 맞춰 김해본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공시영 총관장이 김해본관의 운영을 가족 사업으로 전환한 것은 국술원의 NDR(낙동강)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다. NDR은 서인주 국술원 회장이 미국 도장경영 30년간의 노하우를 한국 실정에 맞게 만들어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도장경영 프로그램이다. NDR 핵심은 무술지도와 도장경영의 분리다. 이를 위해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실장제도'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실장의 역할은 작은 도장의 경우 관장의 배우자가 맡는 것을 권한다. 현재 국내 127개 국술원 중 70% 이상이 지도자의 배우자가 실장을 맡고 있다.
NDR 프로그램에 대해 서인주 국술원 회장은 “30년 넘게 미국에서 국술원을 운영하다 국내에 들어왔을 때 막막했다. 한국의 무술도장의 현실이 외국에 비해 너무 열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꺼내 든 카드가 NDR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핵심인 실장제도 도입에 일선 지도자들이 비용 문제로 난색을 표시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바로 배우자들이였다. 지도자 부인의 70% 이상이 집에서 살림만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여자들이 도장에 오면 안 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지도자들도 점차 국술원의 취지를 이해하고 동참했다. 3년이 지난 현재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 37개국에 진출해 2백만 명 이상의 회원이 수련하고 있는 국술은 한국 무술이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도 NDR 프로그램이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면서 탄탄하게 국술의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김해본관의 공시영 관장의 ‘가족단위’ 도장 운영법은 큰 규모의 무술도장에는 적합하지 않은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갓 도장을 개관했거나, 앞으로 무술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참고해 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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